회사 선배 C가 커리어업에 성공했습니다. 워라벨이 더 훌륭하면서 연봉도 1000만원 더 높은 거래처로 이직한 겁니다. 150명의 선후배에게 작별 전화를 돌릴 만큼 자상한 성격입니다.
선배C는 술자리의 주인공입니다. 말단 후배부터 회사 사장까지 누굴 만나든 유머를 구사합니다. 상대방의 관심사를 파악한 뒤 순식간에 코드를 맞춥니다. 그런 성실함이 거래처의 신뢰를 샀던 모양입니다. 선배C는 떠나기 전 술자리에서 “사람을 두루 잘 만나야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저는 술을 싫어합니다. 하지만 술자리의 필요성은 공감합니다. 술자리에서 좋은 재테크 정보가 많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저의 내 집 마련도 그 계기는 술자리였습니다. 작년 중순쯤, 술자리에 부동산 고수인 10년차 회사 선배D가 있었습니다. 잔을 돌리다가 선배로부터 부동산 투자성공기를 들었는데, 10년 전 구로역 근처에 장만한 3억원대 아파트를 시작으로 현재 마포 9억원대 아파트로 넘어갔다는 겁니다. 그 노하우를 빌려 장만한 제 아파트의 가격은 2억원에서 4억6000만원까지 뛰었습니다.

재테크에 유용한 술자리 활용법
새로운 사람과의 술자리는 긴장됩니다. 상대방의 관심사가 무엇인지 알아내고, 그에 맞는 드립을 친다는 게 참 부담스럽습니다. 스포츠, 드라마, 영화, 운동 등 가벼운 소재가 다 떨어지면 고향, 출신학교를 팔고, 소재가 고갈되면 술만 들이키는 겁니다.
이럴 때 재테크 주제가 참 유용합니다. 저는 돈 싫다는 사람을 본 적이 없습니다. 누구나 돈을 더 많이 벌고, 더 좋은 집에서 살고, 돈에 쫓기지 않고 여유롭게 살고 싶으니까요. 그래서 주식, 부동산, 환율, 대출 관련 이야기는 누구에게나 흥미롭지요. 조금만 깊이 공부하면, 술자리에서 소외당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
혹시 술자리 일행 중에 ‘나 이번에 코인으로 차 할부금 갚았다’, ‘주식으로 대출금 갚았다’는 사람이 있었나요? 축하드립니다. 여러분은 실제 재테크 고수의 개인 과외를 받게 된 겁니다. 원래 투자 고수들은 숨어 있습니다. 투자 성공담을 들려줬다간 질투심을 살 수 있고, 어차피 말해줘도 다들 새겨듣지 않고, 다음날이면 까맣게 잊을 거란 걸 알기 때문이죠.
여러분은 이 기회를 놓치면 안 됩니다. 고수에게 여러분의 투자 레벨을 정확히 들려주세요. 정확한 투자기간, 투자수익률, 공부 방식, 부자가 되고 싶은 간절함 등을 들려주세요. 고수는 ‘이놈, 싹수가 있구나’ 느낄 겁니다. 아무에게나 주기 싫은 투자 노하우를 여러분에게 조금은 나눠줄지도 모릅니다.
재테크 고수와의 술자리, 그 이후가 더 중요하다
어렵게 만난 재테크 고수를 술자리만 하고 보내면 안 됩니다. 인연을 이어가려면, 고수의 마음을 얻어 수제자가 돼야 합니다. 그러려면 이렇게 하세요. 술자리에서 고수가 들려준 조언대로 실천한 뒤, 그 결과를 고수에게 보고하는 겁니다. 얼마나 기특할까요. 싹수 있는 제자를 만났으니, 더 키워줄 겁니다.
얼마 전,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지난주 회사선배L과 점심식사를 하다가 재밌는 얘기를 들었는데, 알고보니 선배 L은 미국 주식에 2년간 투자해서 목돈 3000만원을 8000만원까지 불렸다고 합니다. 수익률이 166%라니 대단하지 않나요? 배당주와 지수추종ETF에 보수적으로 투자하는 저로선 너무 부러운 이야기였습니다. 비결을 물으니 유망한 핀테크 기업들을 발굴한다고 합니다.
자리를 마치고, 선배 말대로 미국 핀테크들을 공부했습니다. AI대출 솔루션을 개발한 업스타트홀딩스(티커 UPST), 저금리 학자금대출로 청년들을 다수 확보한 소파이(SOFI) 등 좋은 종목이 많았고 이 공부 성과를 선배에게 들려주었습니다. 그러자 선배는 미국 현지 레포트, 종목 발굴을 잘하는 블로거들을 몇몇 소개해줬습니다. 다음 과외 숙제를 내준 겁니다. 저는 이 숙제도 성실하게 마친 뒤, 선배L의 다음 가르침도 받을 예정입니다.

고수에겐 술값, 밥값을 아끼지 마세요
고수에게 수업료는 어떻게 드려야 할까요? 네, 그날 밥값과 술값을 내면 됩니다. 3만원, 5만원을 아끼지 마세요. 일대일 과외비로 너무 싸니까요.
부동산 투자로 100억 자산을 만든 유튜버 ‘렘군’은 이런 공식을 만들었습니다. “부=노동소득 X 투자수익”이란 겁니다. 연봉과 투자수익률은 노력한다고 성장하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들과 교감하며 새로운 기회와 정보를 얻어야 합니다. 여러분이 이직을 노리든, 부동산이나 주식의 대박을 노리든 꼭 기억해주세요. 고수의 마음을 얻는다면 그 목표는 생각보다 빠르게 달성할 수 있습니다.
댓글